SXSWedu 2017 후기 | Day 1 #공정성 #마이크로스쿨 #스펙 #에듀테크

기다리고 기다리던 교육 컨퍼런스 싸바싸이디유(SXSWedu)가 마침내 그 막을 열었다. 끝나고 돌아보니, 지난 4일동안 내게 쏟아지듯 주어진 방대한 양의 새로운 정보와, 아이디어,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을 생각해보면 아직도 놀라울 따름이다. 이 행사의 정확한 참여자 수는 확실치 않지만, 작년 싸바싸이디유에는 38개 국에서 7,5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참여했다고 한다. 정확한 데이터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번 행사에는 작년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했다고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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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날 내가 참가한 세션들은 아래와 같다.

  1. |키노트
  2. |패널 토론
  3. |인터뷰
  4. |프레젠테이션
  5. |워크숍
  6. |프레젠테이션
  7. |패널 토론

첫째날 종일 떠오르는 생각들과 아이디어들을 문장, 문장 적어내보니 100개가 넘었다. 이 내용들 중 몇 가지 테마들을 발견할 수 있었고, 이 주제들에 관해 아래 더 자세하게 기술하였다.

이제까지 노고는 감사하지만, 여기서부터는 저희가 알아서 할게요.

크리스 엠딘 박사의 기조연설은 감히 이번 해 수많은 세션들 중 가장 놀랍고 임팩트가 있었던 시간이라 할 수 있다. 영감으로 가득 찬 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아래 링크를 통해 그의 기조연설을 시청해보길 권한다.

교육계의 아군(friends)과 적군(enemies)의 구분

  • 깔끔하지만 세련된 스타일이 돋보인 복장의 엠딘 박사는 청중이 결코 기대하지 못한, 그러나 굉장히 공감할만한 내용으로 기조연설을 시작했다. 엠딘박사는 연설을 시작하기 전, 청중의 정체성에 대해 구분짓고 싶다고 하였다. 그 것도 “우리 교육계에는 명확하게도 아군과 적군들이 존재해요. 이 자리에 모인 여러분들에도 해당할 겁니다"라고 말이다.. 순간 3,000명 이상의 청중은 술렁였지만, 엠딘박사는 기대했다는 듯 미소를 지으며 연설을 진행했다. 그는 청중의 몇몇을 아군이라고 불렀는데, 여기서 아군은 “교육은 곧 우리 시대의 시민권리"를 온전히 이해하는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곧, 교사란 단순히 가르치는 사람이 아닌, 젊은이들의 문화는 물론, 각 교실마다 존재하는 심리학과 사회학을 이해하고, 이를 지혜롭게 발전시키는 사람이라고 가르켰다.
  • 엠딘박사는 거침없이 이 자리에는 적군들 또한 존재한다고 말했다. 여기서 적군들은 본래 악의적인 사람들은 아니지만, 악의적인 의도 및 목적을 가진 사람들을 지칭한다. 예를 들어, 이번 행사에 참가한 유일한 목적이 그들의 제품 혹은 서비스를 알리기 위해서라면, 그 사람들은 적이라 불려도 무방하다고 지적했다.
  • 세 번째로, 엠딘박사는 아군과 적군의 합성어인 frenemies (friends + enemies) 또한 두 부류 존재한다고 하였다. 한국말로는 스파이정도가 적당할 것 같다. 첫 번째 부류는, 겉으로는 선하고 진정성 있는 의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적군들이 어떤 식으로 이러한 행사를 이용하는 지 잘 알고 있으며, 그들도 때때로 그렇게 행동하는 가짜 아군들이다. 또 다른 부류는 좋은 의도를 가지고 있으며 아군들의 가치를 믿고 있지만, 만약 그들이 속해있는 단체가 바람직한 의도를 가지고 있으며 (예: 교육발전의 탈을 쓰고 실제로 이윤만 추구하는 기업들) 이에 대해 아무 것도 하고 있지 않다면, 그들 또한 적군이라고 구분지었다.
  • 나는 엠딘 박사가 이렇게 행사 첫 날부터 ‘선의의 선’을 그은 것에 대해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가 내린 구분은 비단 이 행사에만 국한 되는 것이 아닌 교육 산업과 시장, 그리고 우리가 늘 접하는 물리적 교육공간에 해당하는 내용이었다. 엠딘박사의 이러한 아군과 적군의 구분은 이번 SXSWedu 참가자들이 행사 내내 그들의 말과 행동을 조심하게 했을 뿐 아니라, 그들이 이 행사에 참가한 진짜 목적과 그들의 태도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를 주었다.

트라우마

  • 수단의 부족인 딩카족은 아이들의 입의 앞쪽에 위치한 영구치들을 뽑아버리는 전통이 있다고 한다. 단순히 한 두개를 뽑는 게 아닌, 최대 아랫니 6개 윗니 2개까지도 뽑았다고 한다. 이러한 풍습이 시작된 배경은 옛시절엔 구개기능장애(입벌림장애)가 흔하던 옛시절로 기원되는데, 딩카족 아이들이 입이 굳게 닫혀, 먹지도 마시지도 못하였기 때문에, 낚시용 갈고리를 이용해 치아를 발치하여 생긴 구멍을 통해 음식을 섭취할 수 있었다고 한다. 상상만해도 굉장히 고통스러운 이 과정은 당시 구개기능장애를 단기적으로 해소할 수 있었으나, 집단발병이 사라진 지금, 아직도 딩카족은 아이들의 영구치를 빼는 것을 문화적 규범으로 여겨 그것을 실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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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의 전통을 따라 얼굴에 상처를 낸 딩카족 여인. 사진: Tom McShane
  • 엠딘 박사는 청중들에게 이렇게 치아를 강제로 빼버리는 경험을 한 아이가 어떠한 트라우마를 가지게 될지 상상해보라고 주문했다. 또한, 이런 트라우마는 오늘날 아이들이 어른들이 무언가 하라고 시킬 때 그 것이 꼭 필요한 것이 아닌 것을 알면서도 해야함으로써 겪게되는 트라우마와 비슷하다고 하였다.
  • 딩카족에 대한 이러한 이야기는 위에 엠딘박사가 교육계의 “아군”이 되기 위한 조건과 연관된다고 볼 수 있다.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문화적, 사회적 역학을 충분히 이해한 후 개개인에 맞추어 교육한다면 아이들이 이러한 트라우마를 겪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아이들은 누구나 스마트폰만 있으면 그 어떤 정보든 얻을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따라서, 교사들이 아이들에게 선택권을 주지 않고 어떤 정보를 어떻게 제공하는지 독단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더 이상 정당화하기 어려워졌다.

용기

  • 엠딘 박사는 그의 연설 내내 힙합을 자주 언급했다. 사실, 그의 연설 자체가 약간 힙합 공연 같기도 했다. 엠딘 박사는 거리에서 힙합을 통해 현실에 대한 진정한 통찰을 표현하는 기발한 젊은이들과 정형화된 교실의 지루함에 찌든 아이들을 관찰하며 느낀 현대 교육의 비효율성을 바탕으로 라는 무브먼트를 창시하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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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이 많은 내용을 차지한 엠딘 박사의 기조연설 자체가 힙합이었다. 사진: SXSWedu

제목

  • 그의 기조연설 제목인 “We Got it From Here… Thanks 4 For Your Service”는 이러한 의미의 제목으로 이해될 수 있다. “이제까지 노고는 감사하지만, 여기서부터는 저희가 알아서 할게요.” 이 말은 곧 조직환경에서 “당신은 해고야!” 라는 의미와 같은 것이다. 그렇다면 왜 엠딘 박사는 본인의 기조연설 제목을 그렇게 지었을까? 그는 뉴욕에서 활동하는 힙합 그룹 A Tribe Called Quest 의 앨범 타이틀에서 이 제목을 가져왔다고 했다. ATCQ는 현재 힙합계가 얼마나 상업화되었으며, 예전에 마틴루터킹이 과거에 경고한대로 mal-adjusted, 즉 진실에 부적응된 상태로 우리에게 익숙해진 결과물이 되었는 지 앨범을 통해 전달한다.
  • 엠딘박사는 힙합그룹의 발상을 렌즈삼아 우리 모두에게 경고하고 싶었던 것이다:

구시대적, 악의적 발상의 당신은 이제 더 이상 우리의 대화에 끼어들지 말아달라!

공정성

나는 예전에 근무했던 임팩트 회사 를 접하기 전까지, 단어 ‘equity’에 대한 참 의미를 알지 못했다. Equity라는 단어는 스타트업이나 재무적인 의미인 자본 혹은 주식 이외에, 인권과 사회 정의의 맥락에서 공정성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놀랍게도, 이 equity라는 단어는 SXSWedu에서 4일 내내 자주 사용된 단어였다. 이번 행사에서는 Edtech, design-thinking, entrepreneurship처럼 많은 유행어(buzzword)들이 있었지만, equity는 이런 유행어들보다 더 자주 언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단순한 유행어가 아닌, 교육의 모든 부분에 있어 기반으로 인식하는 모습이 매우 흥미로웠고, 한 편으로는 부러웠다. 다른 유행어들(buzzword)에 대해서는 다음에 자세히 언급하겠다.

대조적으로, 내가 국내 교육섹터에서 일할 때는 “공정성” 이라는 단어가 흔하게 접할 수 있는 단어는 아니었다. (여기서의 공정성과 국내에서 흔히 들리는 교육불평등은 매우 다른 이야기이다.) 미국은 melting pot(용광로 혹은 도가니)이라는 말처럼 인종, 문화, 그리고 종교적 측면에서 존재하는 다양성 및 다양성에 따른 자유가 건국의 초석으로 알려져 있는 국가이다. 미국이 이러한 가치들을 ‘잘’ 지키고 있는 지에는 또 다른 이야기이지만, 최소한 다양성이 어디에든 존재하기 때문에 다양성과 공정성에 대한 대화가 매우 활발하다고 할 수 있다. 반면에, 한국은 인종이나 문화, 그리고 종교에 있어 비교적 매우 획일화되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정말 우리가 그렇게 동일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까? 다양성을 눈으로 쉽게 접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가 다양성과 공정성에 대한 중요성을 묵인하고 있는 건 아닐까? 우리 사회가 진정 동질적이고 균등하다면, 지금처럼 이렇게 교육환경에서 벌어지는 차별과 상처, 그리고 억압이 일어나지 않아야 정상이 아닐까?

우리 사회의 동질성은 우리 한국인들로 하여금 우리가 모두 똑같은 사람들이라는 착각을 하도록 만든다. 그러나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그 명제가 거짓임을 쉽게 알 수 있다. 배경, 가족환경, 소득 수준, 성 정체성, 결혼등과 같은 전통에 있어서 분명한 차이점이 존재하나, 우리는 그 차이점들을 묵인하거나 알고 있어도 대화를 쉽게 꺼내기 어려운 사회에 살고 있다. 그리고 이 부족함 때문에 수많은 불평등과 폭력, 그리고 갈등을 낳는다. 또한, 상처받은 이들이 다른 이들을 상처받게 하는 악순환을 낳기도 한다. 엠딘 박사의 강조로 시작되어 SXSWedu 행사내내 중요성이 부각된 다양성과 공정성의 중요성은, 아무리 획일화된 문화를 보유한 사회라고 해도 사회 구성원의 미시적인 갈등 뿐만 아닌,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안전성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대화주제라고 생각하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지금 우리 아이들이 어떻게 한국적인 맥락에서 자연스럽게 이 다양성과 공정성에 대해 배울 수 있을 지 고민이 생겼다.

흥미롭게도, 컨퍼런스의 마지막 날 대한민국 대통령의 탄핵이 인용되었다. 우리도 이 공정성이라는 정말 중요한 가치를 추구하는 데 한 걸음씩 더 가까워지고 있다는 사실에 기쁘며, 특히 젊은 세대들이 이 가치에 대해 더 귀기울이는 데에 우리나라의 미래는 희망적이라고 말하고 싶다. 세대를 떠나 개인의 이익만을 취하며 그른 사상을 가지고 있는 집권층과 이를 지지하는 자들에게 엠딘 박사의 기조연설 제목을 전하고 싶다.

이제까지 노고는 감사하지만, 여기서부터는 저희가 알아서 할게요.

마이크로스쿨 (Microschool)

기조연설 후 처음으로 참여한 세션은 “A New School Model? Will it Last?(새로운 학교모델? 과연 지속될 수 있을까?)”라는 주제의 토론이었다. Unlearn Education, 4.0 Schools, The Hechinger Report, 그리고 Blyth-Templeton Academy 소속 패널들이 참가하였으며, Microschool의 개념이 이 토론의 주된 내용이었다. 이 세션을 통해 마이크로스쿨의 특징들에 대해 배우며 미래 학교가 어떻게 달라질 지 상상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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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마이크로스쿨이란 무엇일까?

a) 말 그대로 규모가 작다.

마이크로스쿨에서는 150이라는 숫자가 마법의 숫자로 여겨진다고 한다. 대부분의 경우, 전교생이 150명을 넘지 않으며, 한 교실 최대 정원은 15명이 넘지 않는다. 학교의 수요가 높아진다면, 새로운 반을 개설하여 더 많은 학생들을 받는 대신, 같은 규모의 다른 학교를 세운다고 한다.

b) 린 스타트업의 lean 마인드를 행한다.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진 린 스타트업 마인드셋은 기업에만 적용될 뿐 아니라, 미래의 학교를 짓는 데도 해당된다. 전통적으로, 학교를 세우는 과정은 효율과 거리가 먼 일이다. 법적 절차는 물론, 매우 자본집약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스쿨을 짓기 위해 가장 중요한 단 두 가지의 변수가 있는데, 이는 바로 사람과 건물이라고 한다. 이 외에 다른 것들은 후에 생각하며 일단 만들고 보는 것이다. 학교들도 스타트업처럼 피벗(pivot)을 해야한다는 말은 매우 와닿았다.

c) 학생들이 스스로를 가르칠 수 있도록 돕는다.

마이크로스쿨은 ‘학생중심’ 그 이상을 꿈꾼다고 한다. 어른이나 교사 없이도 100% 학교가 운영되는 걸 목표한다. 이는 결국 학생들이 서로를 무엇을 왜 배워야 하는 지에 대한 정확한 맥락을 이해하며, 어떻게 가르치고 배우고 싶어하는 지 함께 찾아나가는 방식이 자연스럽게 자리잡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까?

나는 작년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을 방문했을 때, 아이들이 얼마나 적극적이며 행복해보였는지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 당시 각 관계자들과의 미팅에서 이러한 교육 환경은 어떻게 형성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거의 모든 클래스는 학생들에게 본인이 뭘 하고 싶은지 묻는 질문으로부터 시작된다는 답변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패널에 참석한 사람들 또한 비슷한 내용에 대해 이야기 하였다. 마이크로스쿨에서는 그 날 그 날 아이들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질문을 받으며, 또한 본인들이 배우고 싶은 내용에 있어 얼마나 진전이 있었는지 스스로를 진단한다고 한다. 또한, 45분으로 나뉘어진 수업이 아닌,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특정 목표를 주제로 한 세션 형식으로 수업이 짜여져 있다고 한다. 따라서, 마이크로스쿨은 학생 개개인의 관심과 선호에 맞는 교육과정을 제공하며, 학생들에게 프로젝트 시간을 할애함으로써 모든 배움이 유기적인 경험적 교육으로 연결되는 걸 목표로 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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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yth-Templeton Academy는 아이러니하게도 학문적 우수성을 잘 알려진 워싱턴 D.C에 위치한 고등학교이다. 사진: Blyth-Templeton

확장가능성 (scalability)

종종 어떤 아이디어를 평가할 때 (특히 스타트업계에서) 우리는 ‘확장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듣는다. 심지어 가끔은 확장가능성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면 마치 비즈니스가 실패할 것처럼 문답이 오가기도 한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확장가능성의 중요성은 무조건적 가치충만한 고민처럼 보이지만, 흥미롭게도 이번 세션의 참가자들은 이 고민의 부정적인 위험성 또한 고려해보아야 한다고 했다. 그들은 특히 교육에 있어서 확장가능성에 대해 논란을 제기하는 것 자체가 매우 위험한 질문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들의 주장은, 아이디어를 도출하거나 추구하기 전부터 확장가능성을 걱정한다면, 종종 그 아이디어는 실현되기도 전에 도태될 거라는 것이었다. 가령, 이제까지 아카데미 시상과 같은 큰 업적을 남긴 영화를 제작한 감독이 애초에 영화를 만들기도 전에 “이 영화가 과연 할리우드 시장에까지 진출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했다면 그 영화는 절대 제작되지 않았을 거라는 것이다. 물론, 우리는 종종 처음부터 할리우드를 겨냥하고 제작된 대규모 블록버스터 영화에 열광하곤 하지만, Rocky나 Slumdog Millionaire처럼 이 “대박”을 친 경우도 적지 않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영화 감독들이 본인의 창작물을 기존의 기준들에 맞추려고만 한다면, 우리는 할리우드 뿐만 아니라 주류 미디어에서 획일적인 주제와 컨셉의 블록버스터류의 컨텐츠만 가득할 것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Chris Anderson이라는 저자가 처음으로 만들어낸 “Long Tale”이라는 컨셉과 유사하다고 했다. 실제로, 기술/사회혁신을 일궈내는 무브먼트는 종종 업계의 우두머리보다는 아무도 몰랐던, 소위 “꼬리 플레이어"들로부터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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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그들의 마이크로스쿨이 확장가능한 모델이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한 패널리스트는 “물론 저희 모델은 확장가능하지요. 하지만, 그렇다고 말하기는 싫으네요.” 라고 말하며 답변을 마무리했다. 곧, 우리가 확장가능성에 대한 고민과 의문을 가질수록 새로운 일을 추구하는 것에 더 많은 장애가 생길 수 있으며, 이런 질문 자체가 위험한 질문이라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특히 학교를 세우는 데에 있어 확장가능성을 고민하는 것은 접어두어야 한다고 역설한 패널리스트들의 주장이 인상 깊었던 반직관적인 인사이트였다.

성과 평가 기준

“어떻게 평가를 측정하는가?” 라는 질문은 또한 소셜임팩트 섹터에서 자주 나오는 질문이며, 흥미롭게도 위 확장가능성에 관한 질문과 비슷한 면이 있다. 이 질문을 하기 전에 이 질문에 왜 중요하며, 지속적으로 평가측정에 대해 질문하는 것이 실제 가치창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 고민해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 질문에 한 패널리스트는 정량적, 객관적인 관점에서 통상적으로 일반 학교 학생들이 약 3년 정도에 걸쳐 배우는 교육과정 및 범위를 마이크로스쿨 학생들은 1년 안에 소화한다는 평가 수치가 있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마이크로스쿨의 의미 및 목적 자체가 개인화인 만큼, 전체를 놓고 평균을 내는 객관적인 정량적 자료는 별 의미가 없다고 이야기한다. 더 나아가, 마이크로스쿨은 평균 시험점수 등 객관적 평가기준 적용에 반대하며, 학생들이 얼마나 스스로 세운 목표치에 도달했는지, 이 배움을 어떻게 활용하는지등을 가지고 성과를 측정한다고 한다. 한국, 미국을 떠나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평균수치”에 대해 굉장히 익숙해져있다. 하지만 만약 당신이 교육의 개인화에 대해 동의한다면, 더 이상 교육 효과 측정에 대해 질문할 때에는 기존에 가지고 있던 평균의 가치로부터 멀어져야 할 것이다. 따라서 개인맞춤형 교육의 미래 성과측정은 매우 불확실하지만, 적어도 이제까지 줄자로 잰듯이 적용되어온 평균수치들보다는 더 유의미하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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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의 종말" 저자 Todd Rose는 더 이상 수능등급과 같은 평균점수, 적성검사 혹은 해마다 제작되는 성과 리뷰등이 더 이상 중요치 않다고 주장한다.

감당할 수 있는 비용에 실현가능한 모델일까?

비용에 대한 부분은 마이크로스쿨에 있어서 가장 큰 도전과제인 듯 싶다. 일년 학비가 미화로 $15,000 (약 1700만원)인 Washing D.C 소재 마이크로스쿨인 Templeton Academy의 CEO Temp Keller는 이 학비가 지속적 운영을 위해 필요한 최소비용의 결과물이라고 했지만, 매년 학비를 내리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사실 에 비하면 Templeton Academy는 그다지 나쁜 편은 아니다. 그렇지만, 대중에 대표적으로 잘 알려진 AltSchool은 약 $29,000(약 3100만원), Khan Lab School은 $22,000 (약 2400만원)의 학비를 요구한다. 이는 미국 사립 초중교육에 쓰이는 평균학비인 $8,000의 3–4배 되는 굉장히 높은 금액이라고 할 수 있다. 어찌됐든 대부분의 마이크로스쿨은 학비를 낮추기 위한 방법의 일환으로 비상근 교수를 고용하거나 종종 최소 10주동안만 교사직을 수행하는 대체인력등을 활용하고 있지만, 더 많은 아이들이 누릴 수 있도록 경제적 부담을 낮추는 일은 아직 커다란 숙제로 남아있는 듯 하다.

내가 배운 점들

나는 이 세션을 통해, 마이크로스쿨의 직원들 및 교사인력들의 상당수가 또한 미국 공립교육 시스템 내부의 이해관계자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자연스레, 이러한 이해관계자들은 마이크로스쿨에서의 경험을 공공교육에 적용하게 되면서 바람직한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마이크로스쿨은 명확하게 그 뜻을 정의할 수 없지만, 마이크로스쿨의 특징들이 앞으로 학교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정보화시대에 맞추어 어떠한 세대변화들이 있고, 아이들의 특성과 희망사항을 어떻게 학교에 반영할 것인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이를 실현하는 마이크로스쿨은 모든 학교 관리자들이 생각해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교육분야의 혁신이 기대만큼 충분히 빠르게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는, 그만큼의 수요 혹은 소비가 없어서라는 것을 배웠다. 산업혁명 이후 생겨난 직업들과 주어진 일을 잘할 수 있도록 돕는 전통적인 교육방식이 그만큼 뿌리깊게 자리잡았으며, 지난 300년간 산업혁명이 낳은 명확한 기준과 잣대에 맞추어 발전되어 왔다. 정보와 기술의 발전에 새로운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이제 더 많은 R&D, 새로운 발상과 학교 모델 제시, 실패와 반복을 통해 이 전체 과정을 가속화시켜야 한다.

스펙의 측정방법: 완수(completion)에서 숙련(mastery)으로

이번 행사에서 교육의 미래를 논하며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더 나은 교육의 접근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학생들의 능력, 소위 스펙을 어떻게 증명할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내가 참여한 다음 세션에서는 인재들이 본인이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스펙을 측정하는 방법에 있어서 기존에 존재했던 완수중심 모델에서 숙련중심 모델로 진화하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아래 테이블에서 의미하는 바와 같이, 스펙을 증명하는 방법은 더욱 더 구체적이며, 달성하기가 더 쉬워졌지만, 한 편으로는 단순히 “A, B, C코스를 x시간 이수했음”이 아닌, 이수한 내용을 바탕으로 무엇을 만들어냈는지와 같은 결과중심으로 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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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도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요즘에는 무크(MOOC)를 통해 나노학위(nano-degree)나 디지털배지 등의 자격증을 쉽게 얻을 수 있다. 하지만 그 사람이 이수한 교육을 통해 실제로 가치창출을 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따라서, 온라인 자격증이나 배지와 같은 세세한 자격증등은 더욱 더 다양해지고 보편화되고 있지만, 반대로 실제 스펙을 증명하는 방법은 더욱 더 까다로워지고 있다고 한다. 이는 현재 미국의 직업 시장과 관련된 흥미로운 수치와도 연관성이 있는데, 미국 내 직장인의 36%가 그들의 현재 직장에서 하는 일에 비해 훨씬 더 나은 자격을 갖췄다고 생각하는 반면, 미국 고용주들의 36%는 그들이 원하는 역량을 갖춘 사람을 찾지 못한다고 한다. 그만큼 이력서와 인터뷰에서 추정되는 스펙과 그들의 실제 능력치에 상당한 괴리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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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dacity는 웹개발, 데이터 분석 등 다양한 나노학위를 제공한다 .

이러한 트렌드는 왜 더 많은 학교들이 프로젝트 기반 수업을 진행하게 되는지와 연결되어있다고 생각한다. 누군가 어떤 능력을 갖췄다는 것을 증명하거나, 심지어 그 능력을 얻기 위한 최고의 방법은 어떤 걸 배웠다고 말하거나 쓰는 게 아닌, 배운 걸 토대로 무엇을 만들었는지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에듀테크 그리고 아시아

다소 불명확한 수치들이었지만, SXSWedu를 통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가지고 있는 에듀테크에 대한 예측 및 영향에 대한 흥미로운 의견을 들을 수 있었다. 나는 에듀테크와 관련된 세션에 참가하기 전에 기술이 교육발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두 가지 가정을 가지고 있었다: 첫 번째로, 기술은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해답이 아닌, 도구로서의 역할을 할 것이다. 두 번째로, 이미 소개된 기술을 포함하여 앞으로도 교육발전에 활용될 수 있는 기술의 잠재성은 실로 어마어마하다.

위 전제에 관련되어 내가 배운 내용들은 다음과 같다:

  • 에듀테크 시장에 대한 충분한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참고로, 전세계 에듀테크 시장 내 총 투자액은 약 80억 달러 정도로 추산되며, 이 액수는 전세계 온라인 게임시장의 투자규모와 같다고 한다. 그러나, 에듀테크를 포함한 세계 교육시장의 총 가치는 무려 5조 2천억 달러에 달하며, 전체 게임시장 규모는 약 910억 달러 정도이다. 에듀테크와 게임시장에 투입되는 투자액수는 같지만, 전체 교육시장의 규모는 게임시장 규모의 57배에 달하는 것이다. 또한, 교육시장에 있어서 에듀테크에 투입되는 투자 금액이 0.15%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에듀테크가 거품이 아니라, 오히려 향후 폭발적 발전 가능성을 가진, 부글부글 이는 거품입자와도 같다고 이야기했다.
  • 다양한 산업에는 이미 개인 맞춤형 특성을 활용한 Spotify, Amazon, Netflix와 같은 유니콘 기업들이 존재하지만, 교육 시장에는 아직 이렇다 할 기업이 나타나지 않았다. 여기에 VR (가상현실) 기술혁신까지 더해진다면, 앞으로 어떤 거대기업이 등장할 지 매우 기대된다고 예상했다.
  • 기술의 발전은 곧 우리가 미래에 학생들에게 무얼 가르쳐야 할 지에 대한 큰 변화를 의미한다. AI, 머신러닝, 딥러닝, 로봇의 발전 등의 발전은 우리가 오랫동안 가지고 있던 교육의 이미지를 송두리째 바꿔놓을 수 있다.
  • 참고로, 1948년 이래로 인간의 시간당 보상은 109%가 증가했지만, 우리의 생산성은 238% 향상되었다고 한다. 이 두가지 수치는 1970년대 개인 컴퓨터가 도입될 때까지 동일한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었지만, 그 이후로 점점 더 차이가 커졌으며, 앞으로는 그 격차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옥스포드대의 리서치에 의하면, 향후 20년 내 미국의 모든 일자리의 45%가 인간이 아닌 로봇에 의해 대체될 것이라고 하였다. 로봇들에게 대체될 직업들은 대체적으로 반복적이고 인지적 능력을 요하지 않는 수요중심의 직업들로써, 따라서 학생들에게는 이제 반복적인 노동이 아닌, 인지적 혁신기술 교육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 나의 흥미를 사로잡은 또 다른 주제는 에듀테크에 있어서 아시아 시장이 의미하는 국제적 위상이었다. 대체적으로 중국을 기반으로 아시아가 세계 에듀테크시장의 우위를 선점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중국의 디지털 교육시장은 2015년 기준 그 규모가 60억 달러에 달했고, 이 시장은 2014년 이래로 연 성장률이 50%에 달하고 있다. 또한 중국에는 9,500여 개의 에듀테크 기업들이 존재하며, 이 숫자는 유럽의 에듀테크 기업의 수의 2.5배에 해당한다고 한다. 중국에는 2억 달러 이상의 투자를 유치한 유니콘기업이 15개가 넘으며, 따라서 세계 에듀케크 벤처 투자액의 40%를 중국 기업들이 차지하고 있다.

이번 에듀테크 세션을 진행한 의 대표는 다음과 같은 결론으로 세션을 마무리지었다:

디지털 교육은 지식기반 경제의 동력이다.

이 다음 글에서는 다음 내용에 대해 적어볼 예정이다.

  • #social emotional learning & gaming(사회성/감수성 교육, 그리고 게이밍)
  • #neuroplasticity(신경가소성)
  • #Salesforce and more companies joining the movement(Salesforce를 비롯한 다양한 기업들의 노력)
  • #computational thinking(컴퓨터적 사고)

이 배움을가능케해준 에 깊은 감사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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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에 말하기엔 너무 중요한, 번역을 도와준 Annika Jinyoung Ko에도 너무너무 감사!

임종규 | Co-Founder, / Class of ’18, Babson College

Social impact | Biz Dev | Digital | I drive the expansion of tech ventures to APAC. Featured writer under The Startup, Medium’s largest active public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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